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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 최한겨레 대표변호사

억울하게 나를 성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고소인과 통화.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의 진술에 크게 좌우되기에 섣부른 사과나 긍정은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기 대응은 신중해야 하며,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2.03.22

01. 동의 하 이루어진 성관계, 성범죄가 되어 돌아오다

성범죄는 모르는 사람과 만나 발생하는 경우도 많지만 의외로 지인이나 연인 관계에서도

성범죄 사건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사실은 이제 굳이 길게 설명 안드려도 잘 알고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많은 성범죄 사건을 다루다보면 자연스레 이어지는 생각은 정말 성범죄는 민감하고 예민한 사건임에도 피해자의 진술로 처벌되는 형국을 띄고 있다 보니 초동 대응이 굉장히 정말 중요하다는 겁니다.

연인관계나 서로 굉장히 친밀한 관계에서 호감을 가지고 만남을 이어가다 분위기에 취해서든 술에 취해서든 진도를 나가게 됐는데, 갑자기 다음날 연락 온 내용이 "어떻게 어제 나한테 그럴 수 있어? 대체 왜 그랬어?"라면? 본인은 분명 좋은 분위기에 서로 합의하에 진도가 나아갔다고 판단했는데 상대방이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취지로 당사자에게 따지듯 또는 취조하듯 연락이 왔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대응 하실 것 같으신가요?



02. 섣부른 사과는 곧 독이 됩니다.

사실 이미 이러한 연락을 취했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은 고소 내지 보상을 받기 위한 연락이라고 보시는게 옳습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러한 연락을 받게 되면... 사실 덜컥 겁나고, 불안하기 때문에 사과부터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빠가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어.... 다 책임질게... 해선 안되는 실수였어..." 대체 왜 어제 서로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를 두고 사과부터 하시는지 사실 100이면 99~98은 이렇게 답변하며 대화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사실 상대방이 고소를 진행할 경우 또는 위자료를 제시할 경우 혐의를 부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집어던지신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떠한 이유때문에 그렇냐?라고 물으신다면 성범죄는 사실 은밀한 장소에서 단둘이 있는 경우 발생하게되는게 대부분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 영상이라거나 목격자가 있는 경우가 없는게 보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피해자의 진술에 따라 처벌이 이뤄지는 범죄인건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혐의를 입증하거나 벗어나기 위해선 범행 전후의 상황같은 간접증거들을 적극 활용하여 혐의에 유무를 판단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단 미안하다고 말하고 상대방을 진정시키고 나서 생각하자며 "미안해"라고 말하는 순간 '성범죄 혐의를 인정하게 되는 프리패스를 끊었다'라고 생각해도 과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문제되는 태도가 또 있습니다. 


막 다그치는 여성의 목소리에 중간 중간 그렇게 긍정의 추임새를 넣고는 하세요. "어... 맞아... 내가 그랬지... 그래... 그러니까... 니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 다 이해해..." 본인들이 무슨 내용에 긍정을 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여성들의 말에 뒷말을 따라하며 그렇게 앵무새 마냥 긍정의 추임새를 넣으십니다. 추후 이 부분에 추궁하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라는 어필을 하려고 그런거지 무슨 내용인지도 제대로 못 듣고 당황해서 그랬다고 주장하시는데 이게 참... 받아들여지기가 어렵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상대방은 이미 고소를 생각하고 위자료를 생각하며 연락을 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게 무슨말이냐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들은 이미 인터넷에서든 변호사를 통해서든 관련사건에 대한 공부를 마치고 플랜까지 완벽히 세워진 만반의 준비가 되어져있다라는 겁니다. 어떠한 대화를해서 상대방으로부터 어떠한 대답을 들어야 본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만들 수 있나라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져 있는 상태에서 아무 생각 없이 기분부터 풀어줘보겠다고 또는 이 상황을 얼른 모면하고 싶어서 상대방의 주장에 긍정적인 답변을 주는 행동은 추후 땅을치고 후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일반인의 입장에서 내 말이 어떤게 유리하고 어떤게 불리한지 구분하는게 쉽지 않다는 건 이해합니다.
그렇다면, 굳이 오랜시간 답도 없는 통화를 이어가지 말고, 여러차례 통화를 할 필요는 더더욱 없겠죠.



03. 갑작스레 연락이 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런 상황에 전화는 일단 회피하실 수 있음 회피하시는게 좋습니다. "업무중이라 바빠서 미안 나중에 연락할게"라던가, "이부분에 대해서는 네 맘은 충분히 알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만 얘기했으면 좋겠다"라던가 하여 단호하게 끊으시고, 차라리 추후 고소가 진행 되었을 때 사실관계만을 기억나는대로 정확히 진술하시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길게 통화하고 자주 통화하다 보면 사람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지치기 때문에 상대방의 주장을 그냥 수용하는 태도로 변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상대방과 대립이 길게 이어지는 경우 도저히 내말이 안먹힌다 싶으시면 보통 어떻게 하시죠? "그래 맞아 니말이 맞아 알겠어 내가 잘못했다 됐지?" 이런 경우 많으시지 않나요? 일상의 다툼에서야 그거 이겨서 뭐하나 싶어서 그럴 수 있지만 이 경우 그렇게 되면 아까 말씀드렸죠 재차 성범죄자 프리 패스 발급 받게 되시는 경우가 될 수 있으므로 장시간 통화, 잦은 통화는 피하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전화를 피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서는 또 안되는게.. 정말 그냥 왠지 서운해서 전날은 분명 기분이 좋았어서 진도를 나가고 성관계도 했는데 갑자기 생각해보니 먼가 서럽고 불안해서 투정 좀 부리려고 말했는데... 되려 본인을 사람 인생 망치려는 인간말종 취급을 한다?! 이런 경우도 실제 있습니다. 그저 너무 갑작스레 맺게된 성관계가 불안해서 두사람 관계에 확신을 얻고자 말했는데, 사회가 흉흉하다보니 받아들이는 쪽에서 무조건 적으로 꽃뱀, 제비 취급을하며 막말을 내뱉어 자극을 하게 되면 상대방은 급 우울했던 감정이 끝없는 전투력으로 치환되며 두발을 경찰서 민원실로 내달리게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일단 사건화가 되면 불리한 상황이든 유리한 상황이든 수사는 진행이 됩니다.

이것은 피할 길이 없습니다. 성범죄는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고소가 가능하고, 고소가 이뤄지면 수사가 진행되고, 수사 기관은 범죄 혐의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기관이므로 억울한 혐의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증거가 뒷받침 되지 않는 경우라면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혐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절대 억울한 혐의를 벗겨내주려고 노력하는 곳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꼭 인지하셔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사건화가 되기 전에 사건화가 되려는 과정에서 고소인과 통화를 나눌때 상황에대한 이야기를 드려봤습니다. 이런 상황에 처하셨을 경우라면 혼자서 끙끙 앓기보다는 전문변호인과 상담을 나눠 보시고, 그게 여의치 않다면 주변 믿을만한 지인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또 한가지 명심할 것은 이러한 상담도 상대방과 가까운 지인은 되도록 피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이상하게 오래된 연인이나 지인끼리 이런일이 발생하면 중간에 지인에게 중재를 요청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꺼내시는데 이것도 불리하게 작용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으므로, 상대방과는 관련이 없는 나만의 믿을만한 지인 또는 변호인에게 털어놓고 얘기하고 대응해나가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혼자 끙끙 앓는다고 나아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되려 안 좋은 상상만 가득해지며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에 긴 시간 고민하지 마시고 상담 요청 남겨놔주시면 힘이 되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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