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형사 전문 변호사 최한겨레입니다.
01. 성범죄 혐의, 쉽게 볼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 강간죄가 얼마나 무서운 범죄인지 모르는 분이 있으실까요?
성범죄 중에서 가장 무거운 범죄인 강간, 준강간은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부터 처벌되게끔 규정되어 있는 매우 중한 범죄입니다.
사실 강간, 준강간이란 단어만 들으면 흔하지 않은 범죄라고 생각이 드는 게 맞지만, 생각 외로 정말 주변에서 많이 자주 일어나는 사건 중 하나입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그러한 많은 사건 사례 중에 무고가 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건데요.
무고죄는 형법 제156조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부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분될 수 있는데요.
사실 무고까지 이어지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허위 사실임이 명확하게 입증되어야 하고, 때에 따라 허위 사실임이 명확한데도 신고자가 그 허위 사실을 진실로 여기고 있다면, 무고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반대로 성범죄 혐의는 여성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도 인정되어 매우 강력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무고가 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억울한 피해자도 많다는 소리가 될 수 있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02. 사례로 보는 성범죄무고
강간, 준강간 사건 같은 경우 다양한 사례가 있지만 그중에서 요즘 매우 많은 유형은 다양한 채팅앱 등을 이용하여 사람 사이에 만남이 이뤄지고 당일에 성관계까지 이어지는 경우에 많이 발생합니다.
높은 확률로 강간 내지 준강간으로 고소가 이뤄지고는 합니다.
이러한 사례에 사건을 하나 소개해 드리자면 채팅앱을 통해 만난 남성과 여성이 당일 가볍게 술자리를 하며 자연스럽게 성관계까지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며칠 뒤 여성이 강간으로 고소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과연 어떻게 진행 되실 것 같으신가요? 합의하고 한 성관계가 돌연 강간이라는 성범죄 사건이 되고 남성은 피의자로 여성은 피해자로 전락해 버린 상황에서 과연?! 법리대로 무혐의가 밝혀질까요? 안타깝게도 당일 성관계가 있었고, 여성의 피해 진술이 있기 때문에 남성은 피의자로서 사건에 조사를 굉장히 타이트하게 받게 됩니다.
심지어 명백한 증거가 없을 경우라면 여성의 피해 진술만으로도 혐의가 인정될 수 있고,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처벌이 이뤄질 수도 있는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이 돼버리는 겁니다.그런데 다행히도 이 사건은 여성이 무고죄로 오히려 실형을 받게 되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사실은 이렇습니다. 남성이 분위기도 좋고 대화도 잘 통했기에 성관계까지 갔지만, 처음 만나는 여성을 믿기 힘들었던 겁니다.
하여, 성관계 전후부터 진행 중에도 전체적인 내용을, 핸드폰을 이용해 녹음했다고 합니다.아마, 요즘 시대가 시대인지라 이 남성분은 굉장히 준비성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사실 이러한 얘기를 듣는다면 오히려 남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것도 범법이 아니냐, 처벌돼야 하는 거 아니냐 하실 수 있지만 법리적으로만 따져봤을 때 단기간 내에 연락해서 만남이 이뤄지고 성관계를 할 때에는 앞뒤 전후 성관계를 하는 와중에도 녹음을 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하튼 결론적으로 이 사건은 그 녹음본으로 인해 두 사람의 성관계가 합의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명백히 밝힐 수 있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고, 여성은 무고죄로 기소가 돼버립니다.
한데 놀라운 것은 이 여성이 이런 무고의 경험이 한번이 아니었다는 거였습니다. 여하튼 이 여성은 징역 6개월에 선고를 받게 되고, 재판부는 판결을 내리며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만약 남성이 녹음파일이 없었을 경우 여성의 주장이 인정되어 굉장히 높은 형을 받게 되었을 것이다."
앞서 말씀드렸듯 강간의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형이 나온다면 최소 3년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무고죄 역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백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굉장히 강력하게 규정되어 있지만 처벌은 6개월에 그쳤죠, 어떻게 생각되시나요? 남성은 처벌을 받게 된다면 3년 이상이 나올법한 무고를 했음에도 여성은 6개월에 징역에 그쳤습니다. 재판부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만 6개월 선고에 머물죠.
사회적으로 성범죄 형벌이 가볍다고 비판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절대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성범죄는 보안처분이 따라오는 만큼 취업제한이나 일상을 살아가며 최소 40시간의 교육 이수를 받아야 할 수 있고, 비자 제한, 신상정보 등록만 하더라도 매년 경찰서에 방문하여 사진을 남기고, 신상이 변경될 때마다 경찰서에 방문해서 신고해야 합니다.
벌금형에 그치더라도 이러한 보안처분이 따라올 수 있는 성범죄자를 억울하게 만들 수 있던 무고에 대해서는 더욱더 가볍다고 생각이 되지 않으신가요?? 뭐 그렇다고 딱 맞는 형벌을 선고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일상으로 복귀조차 힘들고, 최소 3년의 형을 받을뻔한 사실을 고려해 봤을 때 매우 가벼운 처분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봅니다.
03. 성관계 녹음은 범법일까요?
자, 그럼 앞서 잠시 언급한 부분을 정리하며 이번 글을 마치도록 하겠는데요. 성관계 녹음은 범법이냐?! 처벌이 이뤄질 수 있지 않느냐? 라는 얘기를 드렸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느냐의 문제가 될 수 있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①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ㆍ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하지만 규정되어 있는 것과 같이 타인 간의 대화에서만 해당하는 사안으로 본인이 참여한 대화에 한해서는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녹음하더라도 처벌이 되지 않습니다.
또 이 외의 것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가?나름 성범죄에 관심을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도 떠올리실 수 있으실 텐데요. 이 부분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카촬죄는 영상에만 처벌 규정이 정해져 있으므로 음성 녹음은 해당 사항이 없으며,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경우라 하더라도 이러한 녹음을 상대방 의사에 반하여 도달하게 하였을 경우 처벌 되기 때문에 소지만 하고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녹음한 것을 다른 이에게 전송하거나 유포할 경우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숙지하시기 바라며, 갤럭시뿐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이러한 녹음을 할 수 있는 앱이 있다고 하니, 상황에 따라 녹음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할 경우는 녹음을 해두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기는 거야 요즘 세상에서 비난받을 일까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합의로 동의하에 성관계한다는데 누가 말릴 수 있겠냐마는 오늘 동의하에 이뤄진 성관계가 내일 돌변할지 모르는 세상이란 것을 기억해 두시고, 자제하거나, 추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본인 방어용으로 녹음본을 수집해 두시는 방법도 이제는 선택보다는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고 정리해 보겠습니다.
말씀드린 내용과 관련하여 사건과 연루되신 분들이라면 언제든 상담 요청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