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블랙아웃이란?
전날 술을 마시고 눈을 떠보니 집이다! 이런 경우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안겪어보지 않았을 겁니다. 이를 흔히 필름이 끊겼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조금 다른 표현으로 블랙아웃이라고 말하죠. 이러한 블랙아웃을 한번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술을 마시면 습관적으로 겪는 분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블랙아웃이란 익숙한 단어 말고, 패싱아웃이란 단어는 들어보셨을까요?? 블랙아웃이 기억이 끊기는 현상을 말한다면, 패싱아웃은 의식이 끊긴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범죄의 유형 중 준강간, 준강제추행에 성립요소 중 심신상실 즉, 의식을 잃어 정상적인 인지가 불가능할 때를 말하는데요. 패싱아웃이 곧 의식을 잃어버린 등, 정상적인 의사결정 및 인지가 불가능한 때를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눈을 떴는데 기억은 안나지만 본인의 의지로 집으로 찾아 들어간게 블랙아웃이라면, 눈을 떴을때, 몸조차 못가눠 어딘지 모를 길바닥에 널부러져 잠들어있는 이러한 상태가 패싱아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준강제추행 준강간이 성립되려면 패싱아웃 일 경우 100% 성립이 가능하나, 블랙아웃일 경우는 애매해질 수 있는데 사례를 통해 설명 드려 보겠습니다.
02. 사례로 알아보는 블랙아웃, 패싱아웃
20대의 대학생인 A는 여느 또래와 같이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지만 술을 전혀 못했습니다. 허나 술자리는 좋아하는 편으로 평소에도 배려심 깊고, 학업성적이며, 운동신경까지 좋아 평판이 매우 좋은 학생이었습니다. 어느정도 친분이 생기기 시작한 학과 내 선후배들끼리 그 날도 술자리를 가졌고 유독 심하게 음주를 하던 한 후배 B가 속이 안좋고 머리가 아프다며 힘들어 했습니다. 술자리를 파하기가 너무 아쉬워하던 다른 친구들이 그자리에서 술을 유일하게 마시지 않고 즐기던 A에게 바래다주고 오라고 떠밀고 술자리를 이어 갑니다.
A는 밤늦은 시간 후배를 혼자보내기에 위험할 수 도 있다는 생각에 알겠다며, B를 데리고 나와 B의 자취방까지 걸어서 집앞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서려는데 B가 다짜고짜 A에게 달려들어 끌어안고, 키스를 하려는등 스킨십을 시도했습니다. 당황한 A였지만 그저 힘든일이 있었겠거니하고, B가 무안하지 않게 등을 토닥이고 한동안 안아주고는 B가 진정되자 들여보내고 다시 술자리로 돌아갑니다.
허나 다음날 B는 강의에 나오지 않았고, 그날 저녁 A에게 B의 메세지가 날아오는데, 어젯밤 집에 바래다주며 본인을 성추행하지 않았냐며 따지는 내용이었습니다. 당황한 A는 어이가 없어, 어느정도 취했던건 알겠지만 의식이 없던 상태는 아니지 않았냐 본인이 아니라 B가 날 오히려 추행한거다라며 반박하고 언성이 높아지다 B가 A를 준강제추행으로 고소하기까지에 이릅니다.
03. 대응 방법
이러한 상황에서 준강제추행 혐의를 받았다면? 무혐의가 가능할까요? 사례와 같은 상황에 상대방의 동의가 있거나 또는 먼저 신체접촉을 해온 사실이 있고 의식을 완전히 잃은 패싱아웃이 아닌 기억장애가 있긴하지만 사건당시 이성적인 판단이 어느정도라도 가능했던 블랙아웃의 상태라면 적극적이고 적절한 대응시 불기소처분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패싱아웃이 아닌 블랙아웃 상태였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할 수 있어야 할텐데, 그러한 정황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당시 둘은 따로 걸어갔고, B가 스스로 도움 없이 걸었습니다. 이러한 이동경로 중 CCTV나 블랙박스 영상을 구해봐야하고, 술자리 친구들의 증언같은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성범죄의 특성상 범행당시 증거가 될만한 자료를 구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그 전후 정황만이라도 증명할 수 있어야 겠죠.
헌데, 반대로 B가 제대로 걷지도 못해 계속 넘어지거나, 업혀 있더라도 B의 손이 업어주는 당사자를 꽉 붙들고 있는게 아닌 축 늘어진 상태거나 하는 장면이 있다면 이는 패싱아웃의 상태로 판단 될 수 있으며, 그 와중에 일관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허나 추행을 또는 강간을 당한게 맞다고 주장할 경우엔 무혐의는 언감생심으로 혐의를 인정하고 빠른 합의를 통해 기소유예를 노려보는걸로 경로를 수정하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은 준강간, 준강제추행에 있어 큰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건당시 정상적인 사고와 인지가 가능했는지의 여부를 가르는 문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요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개인이 홀로 대응하는 것은 굉장히 불리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소유예를 위한 합의과정조차도 일반인이 생각지 못한 다양한 장애요소가 있으므로 개인이 대응하기보다는 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을 꼭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