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 미반환과 사기죄 성립 요건
안녕하십니까 형사 전문 변호사 최한겨레입니다. 오늘은 다양한 문의 건 중 그 수가 월등히 높은, 대여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 사기죄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들을 살펴볼까 합니다.
채권자와 채무자는 사실 굉장히 돈독한 사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돈을 빌려준다'라는 행위가 신뢰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굉장히 민감한 주제라 그렇겠지요. 채무자가 사정사정하며 빌려 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채권자가 채무자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별말 하지 않았어도 빌려주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꼭 돈독한 사이가 아닐지라도 사회적으로 지속적으로 부딪혀야 하는 관계에서 힘든 사정을 터놓고 금전 대여를 요구한다면, 사실 매몰차게 거절할 수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여하튼 다양한 관계에서 소액이 되었건 큰 금액이 되었건 이렇게 돈을 빌려 가면서 신뢰를 위해 차용증이라든가 공증까지 받아서 금전을 빌려 가는 경우라면 그나마 안심입니다. 하지만 가까운 사이에서 소액일 경우라든가 빠른 기일을 약속하며 차용증이나 공증된 문서를 남기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무 관계가 잘 해소되면 아무런 문제 없이 넘어갈 수 있겠지만, 채무자가 변제를 할 의향이 없거나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는 경우 속이 타들어 가는 것은 채권자입니다.
01. 대여금 반환 민사적 절차
원칙적으로 대여금은 사실 민사의 영역입니다. 따라서 금전을 갚지 않는 채무자로 인해 대여금을 돌려받고 싶다 하는 경우, 채권자는 대여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여야 하고 원고가 피고의 대여금에 관한 사실을 입증하여 법원으로부터 판결을 받아내야 하는 민사적인 절차로 이뤄져야만 하는 거죠.
이 과정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차용증이나 공증된 문서가 없는 경우일지라도 사실 대여금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 계좌이체 내역과 메신저상 대여라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대화 내용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다만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할지라도 채무자의 재산 공개를 요청하고 판결에 따라 피고의 재산을 강제집행할 수는 있지만, 상대방의 명의로 재산이 없는 경우 이러한 소송이 큰 의미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용과 시간을 들였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돌려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소송 전과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니겠지요.
해서 많은 분들이 '옛 정이고 뭐고, 돈도 안 돌려받아도 되니까 혼쭐을 내주고 싶다, 고소할 거다!'라고 큰소리를 치십니다. 그리고 막상 '사기죄가 성립이 되는 건가? 어떻게 해야 사기죄로 고소가 가능한가?' 문의를 많이 주셔서, 형사적 절차로 대여금이 사기죄에 해당하는 경우들을 설명해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02. 대여금 반환 형사적 절차
사실 민사는 개인 간의 분쟁을 국가가 화해 내지 조정을 도와주는 중간자 역할을 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채무자가 큰 압박은 못 느낍니다. 하지만 형사는 피해자가 있고 범법을 저지른 가해자를 국가가 나서서 처벌을 해주는 절차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민사보다는 압박이 심합니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돈이 없다던 가해자들이 가족 내지 지인,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해서 최대한 돈을 마련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게 됩니다. 물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지만 많은 경우의 수가 그렇지요. 만약 사기죄가 인정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징역을 살아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니, 민사의 판결보다 경우에 따라 형사 사기죄가 빠르게 피해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안내해 드리는 이유입니다.
사기죄는 상대방을 속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기망', 즉 상대방을 착각하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결국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상대방이 어떠한 거짓말이나 속임수에 속아 재산을 처분했는지가 핵심이 됩니다. 여기서 기망이란 뜻은 채권자로 하여금 착각에 빠지게 만들어 그 착각으로 인해 돈을 빌려주게끔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보통 돈을 빌려줄 때 어떤 생각으로 빌려주시는가를 생각해보시면 쉬운데요. 돈을 빌려주는 거기 때문에 당연히 돈을 돌려받을 생각으로 빌려주시는 거겠지요? 그러므로 상대방이 돈을 갚을 생각이 있느냐? 또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이냐? 이렇게 2가지만 보시면 되겠는데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변제의사가 있느냐? 변제자력이 되느냐? 라는 말과 같고, 이것을 고려하는 당시는 당연히 돈을 빌릴 당시입니다.
가. 변제의사 판단과 미필적 고의
돈을 빌릴 당시에는 변제의사와 변제자력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특별한 사정이 발생해 변제기일이 늦어지거나 돈을 갚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났다거나, 요즘 같은 시국에 질병에 걸려 피해를 봤다거나 이런 경우는 사기죄가 되지 않습니다.
변제의사는 사실 채무자가 돈을 빌릴 당시의 마음이기 때문에 사람 마음을 입증한다는 게 쉽지는 않겠지요. 하여 이 부분은 정황증거들을 두고 입증이 되어야 하는데요. 예를 들자면 돈을 빌릴 당시 이미 대출 건이 잔뜩 있었거나 마이너스 통장 등을 꽉꽉 채워 사용하고 있는 등 채무초과 상태인 경우, 혹은 사기 고소 건이 한두 개가 아니라거나 이미 사기 전과가 있는 경우에는 변제의사가 없었다고 간접적으로 입증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변제의사, 즉 돈을 갚을 생각이 없었다라는 것을 위와 같은 정황증거로 주장한다면 상대방은 당연히 "그럼에도 갚을 생각이었다, 어떻게든 최우선적으로 변제할 생각이었다"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형법에서는 이 고의성을 두고 미필적 고의도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미필적 고의"란 무엇이냐 하면, 쉽게 얘기를 해서 돈을 빌릴 당시 3개월을 약속했는데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한 사고방식이 미필적 고의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나. 변제자력 및 일부 변제 시 성립 여부
자, 그럼 변제자력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만약 돈을 빌릴 당시 운영하는 사업이 망해가고 있었다거나, 퇴직이 당연시되는 상황이었거나, 별다른 수익이 들어올 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감추고 돈을 빌리는 경우라면 이 역시 상대방을 기망하였다고 판단해 사기죄가 성립되어집니다. 하지만 반대로 채무자가 수익이 없고 변제기일까지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돈을 빌려줬다면, 이 부분은 사기죄에 해당하기 어렵겠지요. 변제자력을 기망하였을 경우 사기죄가 해당한다는 점은 꼭 검토하셔야 합니다.
그럼 이자를 어느 정도 받은 경우나 일부 변제한 경우에는 변제의사가 있었으므로 사기죄 성립이 안 될까라는 의문이 드실 텐데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자 지급 자체가 상대방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기망행위라고 판단되어질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한 기망행위로 판단되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자 지급 또는 일부 원금을 변제했다 할지라도 사기죄는 성립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다. 용도 사기: 돈의 사용 목적을 속인 경우
그렇다면 앞서 말씀드린 변제의사도 있고 변제자력도 되는 경우임에도 채무가 발생하고 있다면, 사기죄는 절대 성립될 수 없는 것일까요? 사실 가장 중요한 이유가 남아있죠. 돈을 사용하는 목적을 속인 경우입니다. 아무리 친하고 정말 간도 쓸개도 다 떼줄 수 있는 관계라고 할지라도, 그 사람이 "사실 나 요즘 카드 게임에 꽂혀서 공부 좀 해봤는데 이게 승률이 너무 좋아. 내가 천재인 것 같아. 카지노 가서 카드 게임으로 돈 좀 벌어보려니까 4천만 땡겨줘 봐"라고 하면 친구니까 빌려주시겠어요?
정신 차리라고 때리지 않으면 다행이겠지요. 바로 이 사용 목적을 기망하는 행위 역시 사기죄에 속합니다. 돈을 빌릴 당시 분명 가족 병원비, 이번 달 카드 값, 투자금 등이라고 말하고 실제 사용처가 말한 것과 다른 경우 사기죄에 속합니다. 여기서 투자금의 경우일지라도 역시 실제 투자를 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된 사실이 입증된다면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03. 돈 빌려줄 때, 꼭 증거를 남겨 놓으세요.
민사소송과 달리 형사소송은 고소인이 모든 사실을 입증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한 정황과 심증이 있다면 고소가 가능하고 수사 과정 중에 사용처 등은 어느 정도 밝혀지므로, 사용처까지 직접 입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줄 때 돌려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돈을 왜 빌리려는 건지, 어디에 쓰려고 하는 건지, 언제까지 갚을 건지, 어떻게 갚을 생각인지 꼬치꼬치 물어보시고 이러한 내용을 녹취해 놓거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 내용으로라도 남겨 놓으시길 바랍니다.
추후 피해가 발생하는 일을 방지하고자 증거 자료와 구체적인 사실관계 등을 정리해 두시고, 혹시라도 비슷한 상황에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라면 전문 변호인과 상담을 나눠보시고 증거 자료 등을 검토해 빠른 조치를 취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더 유익한 내용을 준비해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형사 전문 변호사 최한겨레였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