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광고와 변호사광고, CPA 방식은 정말 불법일까?]
안녕하세요. 당신 근처의 변호사, 법무법인 명재 이재희 변호사입니다.
최근 의료광고 대행업체에 대한 수사 문제로 의료계와 광고업계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광고대행사가 병원에 환자를 연결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환자 소개·알선·유인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광고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CPA 방식이 의료와 법률 영역에서는 모두 불법인 것일까요?
저 역시 과거에는 CPA 광고가 당연히 불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변호사 광고 플랫폼과 광고대행사 관련 사건을 검토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광고비를 어떤 방식으로 산정하고 실제로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CPA와 CPS, 마크업 방식의 차이부터 의료법과 변호사법에서 허용하는 광고의 범위,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까지 살펴보겠습니다.
[CPA·CPS·마크업, 광고비를 산정하는 방식의 차이]
먼저 광고비 산정 방식을 구분해 보겠습니다.
온라인 광고는 어떤 결과를 기준으로 비용을 지급하는지에 따라 여러 방식으로 나뉩니다.
CPS는 Cost per Sale의 약자로, 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 실적을 기준으로 광고비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CPA는 Cost per Action으로, 소비자의 특정 행동을 기준으로 비용을 지급합니다.
예를 들어 상담 신청서에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는 행위 한 건당 광고비를 지급하는 구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CPC는 광고 클릭 횟수를 기준으로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이고, CPM은 광고가 1,000회 노출될 때마다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일정 기간 광고를 게재하고 정해진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런데 광고대행업체들이 사용하는 마크업은 이러한 성과 과금 방식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크업은 광고 매체에 실제 집행하는 비용에 대행사의 운영 수수료를 더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광고 매체비에 15% 또는 20%의 운영 수수료를 더해 광고비를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계약에 따라 광고비와 수수료가 미리 확정되어 있고, 상담 신청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거나 1,000건 발생하더라도 지급금액이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라면 소비자의 행동 한 건마다 비용을 지급하는 CPA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러나 계약서에 마크업이라고 기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적법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광고비를 무엇의 대가로 지급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의료법은 광고를 허용하지만 환자 알선은 금지한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특정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거나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의료법 제88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 됩니다.
반면 의료법은 일정한 범위에서 의료광고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광고라는 것은 본래 소비자에게 정보를 알리고 특정 서비스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광고와 환자 유인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대법원은 2012년 9월 13일 선고한 2010도1763 판결에서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당시 의료기관이 광고회사를 통해 안과수술 관련 이벤트를 이메일로 홍보한 행위가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의료광고가 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행위에 준하거나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의료인의 직원이나 부탁을 받은 제3자가 광고를 진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환자 소개·알선이나 그 사주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즉 광고대행업체가 관여했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불법 환자 알선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료비의 15~20%를 수수료로 받은 성형시술 쿠폰 사건]
반대로 의료광고의 범위를 넘어 불법적인 환자 알선으로 인정된 사건도 있습니다.
대법원 2019년 4월 25일 선고 2018도20928 판결입니다.
당시 피고인들은 성형시술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했습니다.
사이트에서 특정 의료기관의 시술상품 쿠폰을 구매하게 했고, 실제 시술받은 환자가 지급한 진료비의 15~20%를 수수료로 받았습니다.
단순히 의료기관의 정보를 광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와 의료기관 사이의 진료계약 체결을 중개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영리 목적의 환자 소개·알선·유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료비에 연동된 수수료 구조뿐 아니라 실제로 환자와 의료기관 사이의 계약 체결을 중개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진료비의 일정 비율을 받았다는 사실은 위법성 판단에서 중요한 요소지만, 수수료의 명칭이나 계산 방식만 떼어놓고 모든 광고계약의 위법성을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변호사광고에서는 소개·알선과 몰수·추징까지 문제 된다]
법률광고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변호사법 제23조는 변호사와 법무법인이 일정한 범위에서 광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제34조는 사건 수임과 관련하여 금품을 받고 당사자를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변호사법 제109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징역과 벌금을 함께 선고할 수도 있습니다.
광고대행업체 입장에서 특히 주의할 부분은 변호사법 제116조입니다.
이 조항은 위반행위로 받은 금품이나 이익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다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형사처벌뿐 아니라 광고대행업체가 받은 돈에 대한 추징까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광고비를 받아 대부분을 다른 업체에 지급했더라도, 범행을 위해 사용한 비용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추징액에서 공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추징 범위는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따라서 광고계약으로 받은 금액이 얼마인지뿐 아니라 그 돈이 실제로 누구에게 귀속되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무료 법률상담 DB를 수집해 전달한 사건]
과거 변호사 광고대행업체가 무료 법률상담 신청자를 모집하여 변호사에게 연결한 사건도 문제 된 바 있습니다.
영상에서 소개한 서울남부지방법원 사건에서는 회생·파산 관련 상담 DB를 수집한 뒤 유효한 상담 DB 한 건당 5만 원을 지급받는 방식이 문제 되었다고 합니다.
대행업체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DB를 법무법인에 배정하고, 상담 연결 실적에 따라 대가를 지급받았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광고 게재보다는 사건을 맡길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특정 변호사에게 연결해 주는 구조에 가까웠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와 같은 계약에서는 광고대행업체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한 것인지, 실제로 사건 수임을 중개한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광고를 통해 소비자가 스스로 변호사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과 대행사가 상담 신청자를 확보하여 특정 변호사에게 배정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과거에는 이러한 사례 때문에 CPA 광고가 전부 불법에 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광고업계의 실제 운영방식을 살펴보면서 단순히 DB당 비용을 지급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광고계약을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로톡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이 갖는 의미]
변호사광고와 관련해서는 헌법재판소 2022년 5월 26일 선고 2021헌마619 결정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대한변호사협회의 변호사 광고 관련 규정이 문제 되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변호사 광고를 규제하는 조항 중 일부가 표현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변호사를 홍보하거나 소비자가 변호사 정보를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금지할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이 결정이 모든 광고대행 방식이나 CPA 계약을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광고 플랫폼 운영과 사건 수임을 대가로 한 알선은 구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로톡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을 근거로 CPA 광고가 전부 허용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CPA 광고의 위법성을 판단하는 네 가지 기준]
그렇다면 어디까지가 광고이고, 어디부터가 불법적인 알선일까요?
저는 구체적인 계약과 운영방식을 살펴볼 때 네 가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광고비가 무엇에 연동되는지입니다.
광고 매체비를 기준으로 정해진 운영 수수료인지, 상담 DB 한 건당 지급하는 비용인지, 실제로 병원에 방문한 환자 수나 진료비에 연동되는 금액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단순히 광고 효율을 계산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DB당 비용을 산출한 것과 처음부터 DB 한 건당 일정 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은 다릅니다.
두 번째는 소비자에게 누가 연락하고 상담을 진행했는지입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스스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병원 직원이 직접 상담과 예약을 진행했다면 일반적인 광고에 가까운 구조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반면 광고대행사의 콜센터가 직접 소비자에게 연락해 특정 병원의 진료를 권유하고 예약까지 연결했다면 환자 알선 여부가 더 중요하게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누구의 광고인지입니다.
특정 병원이 자신의 이름으로 진행하는 광고인지, 광고대행업체가 별도 사이트를 만들어 상담 신청자를 모집하고 여러 병원에 배분하는 것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개인정보를 누가 수집하고 관리했는지입니다.
병원이 자신의 고객정보를 수집하고 광고대행업체에 처리를 위탁한 것인지, 대행업체가 직접 수집한 정보를 병원에 제공하거나 판매한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환자 알선 여부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법상 위탁과 제3자 제공의 구분에서도 중요합니다.
다만 이 네 가지는 제가 광고계약을 검토할 때 중요하게 살펴보는 요소이지, 법원이 모든 CPA 사건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도록 확립한 공식적인 판단 기준은 아닙니다.
결국 광고계약의 명칭보다 실제 운영방식과 대가의 성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광고대행사나 의료기관이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이미 의료광고나 법률광고와 관련하여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면 먼저 계약과 광고 집행자료를 확보해야 합니다.
광고대행계약서와 견적서, 세금계산서, 이체내역, 실제 매체 집행내역 등이 필요합니다.
광고대행업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나 이메일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광고비를 어떤 기준으로 정하고 지급했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담 신청 DB 한 건당 3만 5,000원이라는 숫자가 자료에 등장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처음부터 DB 한 건당 그 금액을 지급하기로 계약한 것인지, 일정한 광고비를 집행한 뒤 실제로 확보한 DB 수로 나눠 광고 효율을 계산한 것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에서 이러한 금액에 관해 질문한다면 실제 계약과 정산 방식에 맞게 설명해야 합니다.
또한 랜딩페이지에 기재된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 내용과 제3자 제공 동의 여부, 처리위탁 관련 자료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광고대행사가 상담 신청자의 정보를 어떤 목적으로 수집했고 누구에게 제공했는지는 별도로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 과정에서는 실제 있었던 계약과 광고 집행 사실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고대행업체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소비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예약을 연결했는지, 그 대가로 어떤 돈을 받았는지를 구체적으로 구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관계가 의료법이나 변호사법상 소개·알선·유인에 해당하는지는 별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CPA라는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광고계약의 구조]
오늘은 의료광고와 법률광고에서 CPA 방식이 불법인지 살펴봤습니다.
대법원은 통상적인 의료광고와 환자를 중개하고 진료비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받는 행위를 구분하여 판단해 왔습니다.
변호사광고 역시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사건 수임을 알선한 대가로 금품을 받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따라서 CPA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광고계약이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계약서에 마크업이나 광고 운영 수수료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광고비가 무엇의 대가인지, 소비자와 환자 또는 의뢰인의 연결 과정에 대행업체가 얼마나 관여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광고를 직접 집행하는 의료기관과 법무법인뿐 아니라 광고대행업체도 이러한 차이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의료나 법률처럼 광고와 소개·알선에 관한 별도 규제가 있는 업종이라면 사업을 시작하거나 광고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구체적인 운영방식의 적법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면 계약서와 실제 광고 운영자료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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