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당신 근처의 변호사 법무법인 명재 이재희 변호사입니다. 여러분, 법정 드라마나 뉴스 기사를 보다 보면 머리 아픈 단어들이 참 많죠? ‘항소’했다가, ‘상고’했다가, 어떤 건 또 ‘항고’라고 하고, ‘재항고’에 ‘즉시항고’까지… 심지어 ‘준항고’라는 말도 나옵니다.
"아니, 그냥 불복하는 거면 다 똑같은 말 아니야? 왜 이렇게 복잡해?"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의 당근은 이 복잡하고 헷갈리는 법원의 재판에 대한 불복 제도들을 확실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내용만 끝까지 보시면, 앞으로 어디 가서 "아, 그건 항소랑 항고랑 다른 건데~" 하면서 자신 있게 지식을 나누실 수 있을 겁니다.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제일 먼저 법원의 재판 종류부터 알아야 합니다. 재판의 종류는 크게 ‘판결’, ‘결정’, ‘명령’ 세 가지로 나뉩니다.
[01. 판결에 대한 불복: 상소 (항소와 상고)]
'판결'이라는 것은 법원이 "선고기일"을 지정하고, 선고라는 행위를 통해서 재판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 판결에 대한 일반적 불복 방법을 통틀어 ‘상소(上訴)’라고 부릅니다. 상소는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항소(抗訴): 1심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서 2심 법원에 다시 재판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민사소송법 제390조, 형사소송법 제357조). 1심에서 졌다면 판결문을 받은 날로부터 민사 사건은 2주, 형사 사건은 7일 이내에 항소장을 1심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396조, 형사소송법 제374조). 이 기간을 놓치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법적으로 이를 '불변기간'이라 부르며, 변호사가 이 기한을 놓치면 의뢰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될 정도로 엄격합니다. 그래서 로펌에서는 이 기한 체크만을 전담하는 직원을 둘 정도로 각별히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
상고(上告): 항소심, 즉 2심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서 3심인 대법원에 마지막으로 판단을 구하는 절차입니다(민사소송법 제422조, 형사소송법 제371조). 중요한 점은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다시 따지는 곳이 아니라, 2심 판결에 법률적인 문제(헌법, 법률, 명령, 규칙 위반 등)가 있었는지를 심리하는 ‘법률심’이라는 것입니다(민사소송법 제423조,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1호).
형사소송법 제383조(상고이유)
판결에 영향을 미친 헌법ㆍ법률ㆍ명령 또는 규칙의 위반이 있는 때
판결 후 형의 폐지나 변경 또는 사면이 있는 때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의 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사실상 2호와 3호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사유이고, 4호 역시 1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된 사건에서만 극히 예외적으로 적용되므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 대다수가 1호(법령 위반)를 주장하는데요. 대법원이 법률심이다 보니, 사실인정 문제를 어떻게든 법리오해 프레임으로 끼워 맞추어 상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민사 사건은 '심리불속행 기각'을 맞거나, 형사 사건은 상고기각 결정을 받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 1심에서 항소심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법원으로 가는 '비약상고'*라는 제도도 조문상 존재하긴 하지만, 대부분 사실인정 다툼이 핵심이고 항소심 판단을 받아보고 싶어 하므로 실무에서 활용되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02. 결정·명령에 대한 불복: 항고, 재항고, 준항고, 즉시항고]
그렇다면 항고 시리즈는 무엇일까요? 앞서 말씀드린 재판 종류 중 판결이 아닌 '결정'과 '명령'에 대한 불복 절차를 의미합니다.
항고(抗告) 및 재항고(再抗告): 법원의 결정·명령에 불복할 때 제기하는 것이 항고이며, 그 항고법원의 결정에 다시 불복하여 대법원에 올라가는 것을 재항고라고 합니다. (※ 검찰청법상의 항고나 징계 처분에 대한 항고는 법원 재판 절차와는 무방한 개별 법률상의 특유한 불복 절차입니다.)
준항고(準抗告): 재판부 중 1인의 법관이 내린 결정(기피신청 기각, 구금, 보석, 압수물 환부 등)이나, 증인·감정인에게 과태료를 명한 재판에 불복할 때 사용합니다. 아울러 수사기관(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구금, 압수, 압수물 환부 처분 및 변호인 참여 제한 처분 등에 대해 불복할 때도 준항고를 제기합니다.
즉시항고(卽時抗告): '항고' 중에서도 법률에 특별히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명시된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재판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민사·형사 모두 1주(7일)라는 아주 짧고 엄격한 기간 내에 제기해야 하는 불변기간이므로, 단 하루만 늦어도 불복 기회가 박탈됩니다(민사소송법 제444조).
[03. 실전 법률 팁: 검찰의 항소 기준(공판 검사 항소 매뉴얼)]
민사 소송에서는 상대방이 항소할지 여부를 온전히 상대방 마음이라 예측하기 어렵지만, 형사 소송에서는 검찰이 어떤 상황에서 항소하는지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바로 '공판 검사 항소 매뉴얼'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공판 검사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오면 내부 지침에 따라 의무적으로 항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피고인에게 무죄 또는 일부 무죄가 선고된 경우
형의 종류가 감경된 경우 (예: 징역형 구형으나 벌금형 선고)
일반 사건에서 판사가 검사 구형량의 2분의 1을 초과하여 감경한 경우
5년 이상 구형 사건 또는 강력 사건에서 구형량의 3분의 2를 초과하여 감경한 경우
(※ 선고 결과에 '집행유예'가 붙었는지 여부는 의무 항소 대상 기준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지침에 따라 무조건 항소해야 하는 '의무 항소 대상'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려면 부장검사님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실무상 굳이 복잡한 상신 절차를 거치기보다는 기계적으로 항소장을 제출하는 편을 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무 항소 대상이 아니더라도 피해자가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검찰에 강력한 탄원서를 제출하면 검사가 이를 받아들여 항소해 주기도 합니다.
오늘 준비한 당근은 여기까지입니다. 법원의 복잡한 불복 절차를 이해하시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유익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까지 꼭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