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개정 의료법(면허취소법)과 의사의 절체절명의 위기]
안녕하세요. 당신 근처의 변호사, 법무법인 명재 이재희 변호사입니다.
2023년 11월 20일부터 시행된 개정 의료법은 의료인이 개정법 시행 이후의 범죄로 인해 금고형 이상의 선고유예 이상의 판결이 확정되면 면허를 취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소위 ‘면허취소법’이라 불리는 법안인데요. 정리하자면 진료 행위 중의 업무상 과실로 상해나 사망의 결과를 초래한 경우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범죄로 무기금고, 무기징역, 사형을 선고받거나, 유기금고, 유기징역의 실형을 받거나, 집행유예 및 선고유예 판결을 받게 되면 모두 면허 취소 대상이 됩니다.
최근 저에게 한 의료인이 강간미수죄로 고소를 당하셨다며 찾아오셨습니다. 사실은 아무런 범죄를 범하지 않았는데, 개정 의료법 시행 후에 일어난 일이다 보니 혹시라도 잘못될까 봐 많이 두려워하고 계셨죠. 만에 하나라도 잘못되면 평생 일군 의료기관까지 폐업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사태였습니다.
처음 상담을 진행하며 전후 맥락을 들어보니 진실은 전혀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 사건이었지만, CCTV 등이 없는 의뢰인의 집 안에서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하지도 않은 범죄의 명백한 무죄 증거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과거 영상에서도 몇 번 다루었던 소위 '악마의 증명'을 요구받는 상황이 되어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신 것입니다.
[02. 소개팅 앱 만남이 불러온 강간미수 고소 사건]
사건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제 의뢰인은 자수성가로 성공한 의료인입니다. 젊은 나이에 개원을 했고, 의료기관이 잘 운영되어서 소위 '영앤리치'가 된 것이죠. 성공을 위해 젊음을 바쳐 달려오느라 30대 후반인데도 아직 결혼을 못 하셨습니다. 어느 날 한 후배가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여성과 결혼하게 되었다며 청첩장을 주었고, 의뢰인 역시 호기심에 앱을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앱을 통해 집 근처에 살고 있다는 여성과 대화가 잘 통했고, 그날 저녁 바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저녁을 먹으며 대화해 보니 나이 차는 많이 났지만 사려도 깊고 가치관도 맞았으며 고학력의 유학파 출신이라 의뢰인은 금세 빠져버렸습니다.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밤늦게까지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살짝살짝 스킨십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은 고층에 사는 의뢰인의 집 뷰를 구경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의뢰인은 이를 그린라이트로 이해하여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함께 의뢰인의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의뢰인은 이 과정에서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지하주차장을 걸어갔다고 진술했으며, 이는 나중에 확보한 CCTV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연스러운 포옹 시도가 있었으나 여성이 엘리베이터 CCTV를 의식해 살짝 뿌리치자 의뢰인이 바로 뒤로 물러선 정황 역시 CCTV와 일치했습니다.
[03. 철저한 초동 대응: 동선 재연과 정직한 진술 가이드]
저는 사건 발생 전까지 존재하는 결제 내역, 카카오톡 내역, 문자메시지, 통화 기록 등을 신속히 확보하고, 의뢰인의 집 지하주차장을 방문하여 CCTV의 위치와 동선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수사기관에서 피의자 신문 전에 영상을 놓칠 것을 대비해, 관리사무소에 해당 CCTV 영상이 삭제되지 않도록 별도 보관을 요청했습니다.
아직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을 모르는 상태였기에, 의뢰인이 진술할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이를 리허설하며 정교하게 다듬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준비한 예상 질문은 실제 수사관의 질문과 대부분 일치했고, 돌발 질문이 나오더라도 무리 없이 답변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었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최초에 기억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집 안에서의 동선을 영상으로 직접 촬영하고 재연했습니다. 식탁에 앉아 와인을 마시고 안방 침대에 누워 어떤 포즈로 스킨십을 했는지 세세히 기록했습니다. 이 과정은 변호인에게도 매우 중요한데, 의뢰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추후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와 반드시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의뢰인은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했으나 여성의 반응이 미온적이기에, 젠틀한 모습을 유지하고자 그대로 돌아누워 잠을 잤다고 했습니다. 이후 여성이 화장실을 들렀다 나온 뒤 집에 가겠다고 하여 옷을 입고 여성의 집 앞까지 직접 데려다주었습니다.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와 주차장에서 나눈 대화와 행동들 역시 추후 CCTV를 통해 모두 사실로 증명되었습니다.
[04. DNA 검출 위기와 피해자 진술의 치명적인 모순]
수사기관에서는 피의자에게 피해자의 진술이나 확보한 증거를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습니다. 피의자의 진술을 먼저 기록한 뒤, 객관적 증거와 배치되는 부분을 제시하며 추궁합니다. 따라서 모든 진술은 추후 제시될 객관적 증거에 배치되지 않도록 최대한 정확한 사실만을 말해야 합니다.
의뢰인은 신체 접촉 사실 자체를 부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저는 "DNA가 검출될 수 있으니 있는 사실 그대로 최대한 디테일하게 미리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추후 여성의 브라탑 안쪽면 가슴 부위에서 의뢰인의 DNA가 검출되었습니다. 만약 스킨십 자체를 부인하는 거짓말로 대응했다면 여지없이 구속되거나 유죄로 기소될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수사를 통해 밝혀진 피해자의 진술은 의뢰인의 기억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피해자의 주장 요지
"집 구경만 하려 했는데 술에 취해 소파에 눕자, 의뢰인이 반강제로 안방 침대로 끌고 가 옷을 벗기려 했다. 완강히 거부하자 의뢰인이 옷을 벗고 입 위로 올라타 강제로 구강성교를 요구했다. 당시 나는 반항할 상태가 아니었고 의식이 없었다."
의뢰인은 강제로 성기를 만지거나 폭행을 가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수사기관은 국과수 감정 결과 여성의 성기 안쪽에서는 의뢰인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고, 침대에 함께 누워 스킨십을 하는 과정에서 바지 버클이나 가슴 부위에 DNA가 묻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강간미수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죄명을 준강제추행으로 변경해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저는 이 죄명 변경 송치 조차 승소의 신호로 보았습니다. 강간은 완강히 방어해 내어 미수에 그쳤는데, 추행은 항거불능 상태라 방어할 수 없었다는 피해자의 진술 자체가 논리적으로 명백한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뢰인의 기억에 따르면 여성은 만남 당시 다른 남성과 새벽까지 위스키를 마셨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저는 여성의 고소 행태가 매우 이상하다고 직감했고, 기소되더라도 법정 증인 신문을 통해 무죄를 밝혀낼 수 있으니 절대 자포자기하여 합의할 필요가 없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05. 공포 마케팅의 유혹을 뿌리친 극적인 무혐의(불기소) 엔딩]
그러나 면허 취소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의뢰인의 마음은 극도로 약해져 있었습니다. 저를 선임한 이후에도 불안감에 10곳이 넘는 로펌에 '세컨드 오피니언'을 구하러 다니셨습니다. 다른 성범죄 전문 변호사들은 하나같이 "백 퍼센트 기소된다. 돈도 있는데 합의 시도라도 해봐라. 기소유예만 받아도 면허는 지키지 않느냐"라며 의뢰인의 약점을 자극하는 '공포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마음이 약해져 합의를 시도하겠다며 다른 변호사로 변경하겠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저는 "정 합의를 하시더라도 지금 타이밍은 절대 아니다. 제발 한 달만 기다려달라"고 애원하며 마지막 조언을 남기고 사임계를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대리인이 교체되려던 바로 그 타이밍에 검찰에서 '보완수사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사임계 제출 전 의뢰인의 다급한 연락에 저는 "피해자 진술이 경험칙에 반해 모순되니 피해자 조사를 보강하라는 취지의 보완수사일 것"이라고 분석해 드렸습니다. 예상대로 경찰은 의뢰인을 추가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그대로 검찰에 재송치했습니다.
새로 선임된 변호사가 합의 조율을 위해 검사 면담을 신청했으나, 담당 검사는 "수사기록상 이상한 점이 많아 아직 혐의가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으니, 합의 얘기는 처분 보류 후에 하자"라며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종적으로 무혐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대반전의 결정적 계기는 불기소 이유서에 나와 있었습니다. 제 예상대로 고소인 여성은 과거 다른 남성도 유사한 방식으로 고소했던 전력이 있었는데, 다행히 그 남성에게는 결정적인 녹음 파일이 있어 여성이 역으로 무고죄로 입건된 상태였던 것입니다. 상습 무고범의 범행 플롯이 검사의 날카로운 분석에 걸려들면서 제 의뢰인은 억울한 누명을 완전히 벗고 면허와 병원을 모두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06. 법무법인 명재 이재희 변호사의 실전 지침]
- 첫째, 억울한 성범죄 고소를 당했을 때는 진실이 가진 객관적인 힘을 믿고 초동 단계부터 정직하고 치밀하게 사실관계를 고수해야 승리합니다.
- 둘째, 의뢰인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억울한 합의를 종용하는 변호사 업계의 과도한 공포 마케팅에 휘-둘리면 법리적으로 이길 수 있는 사건도 망치게 됩니다.
- 셋째, 면허 취소의 위기 속에서도 단순한 법률 대리인을 넘어 끝까지 의뢰인의 결백을 신뢰하고 전우애를 발휘해 등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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