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사실관계
의뢰인은, 이직을 준비하던 중 모 유명 중고 거래 사이트의 아르바이트 채용 카테고리를 보고, 부동산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모두 허위였으며, 의뢰인은 자신이 범죄에 이용당하는 줄도 모르고 단지 부동산 착수금을 받는 일인 줄로만 알고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송금하였습니다.
2. 사건의 문제점
의뢰인은 이 건으로 체포당하여 저희를 찾아 주셨으며, 처음 몇 마디를 듣는 순간 바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범죄 사례'임을 직감했습니다. 그러나 보이스피싱 부총책(중간 관리자), TM, 장집, 전달책, 현금수거책 등 보이스피싱 사건 등의 경험이 많은 저희로서도 쉽지만은 않았는데, 특히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나 전달책 사건의 경우 아무리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당하고 있음을 몰랐다 하더라도, 범행 과정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지점들이 존재하므로 이를 수사기관이나 재판부를 납득시키는 것이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피해자 중 일부는 의뢰인에게 자신이 지급한 돈을 보전받고자 민사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였기에, 형사 사건에서 의뢰인의 무고함을 입증하는 것은 더욱 절실했습니다.
3. 사건 수행
이에 저희는 1) 알려진 것보다 사건의 사실관계를 좀더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의뢰인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유리한 부분들을 찾아내었고, 2) 관련 판례들과의 대조를 통해 이 사건만이 가진 특이점을 찾아내려 애썼습니다. 3) 이를 서면으로 작성하여 의뢰인의 억울함을 밝히려 애썼습니다.
그 결과 이례적으로 재판장님께서 직접 피고인의 말을 듣고 싶다고 하시며 피고인신문 기일을 잡으셨고, 이 때 저는 피고인의 억울한 사정을 소상히 신문하며 무고함을 어필하였습니다.
그렇게 1년여의 시간 고군분투한 끝에, 의뢰인은 재판부로부터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
4. 드리고 싶은 말
이와 같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 경험상 대부분의 사건은 자신도 범죄에 가담하고 있음을 몰랐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보통의 회사 또는 사업장들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지점이 있고, 이를 인식할 수 있었던 사정이 있는 한 대부분의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사건에서 혐의를 벗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면밀히 분석하여 의뢰인의 억울함을 풀 수 있어 매우 보람 있었던 사건이고, 여기에는 의뢰인과 변호인 간에 소통하며 희망을 놓지 않았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