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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 배진성 대표변호사

캄보디아 납치·살인·고문·협박.. 날로 커지는 해외 범죄 조직, 처벌할 수 있나요?

한국인을 캄보디아로 유인한 뒤 현지에서 감금, 폭행, 살인까지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범죄 조직에 가담한 한국인만 2,000명이 넘는다는 국정원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캄보디아 범죄, 처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2025.11.19



01. 캄보디아 납치 범죄, 처벌 할 수 있나요?


최근 프놈펜이나 보코산 인근에서 한국인의 시신이 여러 차례 발견되며 사건의 심각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요. 이처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살해 사건이 급증해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해당 범죄 조직에 감금되었다가 풀려난 피해자가 범죄 단지 내부에서 일어나는 물고문, 전기 고문 등 현지에서 일어나는 범죄 실태에 대한 피해 사실을 진술하여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한국인 모집책들은 당근마켓이나 각종 온라인 사이트 등에 '월 2,000만 원 고수익 알바', '캄보디아 함께 여행 가서 사진만 잘 찍어주면 500만 원 지급' 등과 같은 광고를 올려 사람들을 현지로 유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들은 고수익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캄보디아로 데려간 뒤, 칼이나 총으로 위협하여 차량에 태운 후 납치해 범죄 단지에 감금하고 이후 보이스 피싱과 같은 각종 불법 행위나 통장을 압수해 대포통장으로 사용하는 등 범죄에 필요한 일을 강제로 시키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범죄, 처벌할 수는 있는 걸까요?

아쉽게도 현지에서 일어난 납치와 감금 및 강요는 우리나라 수사기관에서는 수사할 권한이 없습니다.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속지주의에 따라 현지 수사기관에 있기 때문인데요. 캄보디아 사건은 국외에서 일어난 사건일 뿐만 아니라, 한국인이 아닌 캄보디아인을 포함한 각 동남아인과 중국인 등 외국인이 다수 섞여 벌인 글로벌 조직입니다. 즉, 캄보디아 정부와 함께 공조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수사기관이 독자적으로 국외 조직에 대해 소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해자가 한국 및 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이거나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범죄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요.

형법
제6조(대한민국과 대한민국국민에 대한 국외범) 
본법은 대한민국영역외에서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국민에 대하여 전조에 기재한 이외의 죄를 범한 외국인에게 적용한다. 단 행위지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소추 또는 형의 집행을 면제할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제288조(추행 등 목적 약취, 유인 등) 
① 추행, 간음, 결혼 또는 영리의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 노동력 착취, 성매매와 성적 착취, 장기적출을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또는 유인한 사람은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③ 국외에 이송할 목적으로 사람을 약취 또는 유인하거나 약취 또는 유인된 사람을 국외에 이송한 사람도 제2항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

제324조의2(인질강요) 
사람을 체포ㆍ감금ㆍ약취 또는 유인하여 이를 인질로 삼아 제3자에 대하여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한국인을 모집하는 한국인은 국내에 있을 가능성도 높고, 캄보디아에 있다고 하더라도 강제 송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수사기관에서 수사 후 법원에서 처벌할 수 있죠.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범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형법에 따르면, 외국인이라고 할지라도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 처벌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타 국가의 공조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고요.

만일 해당 국가의 수사 공조가 있다면, 대한민국 및 대한민국 국민에 대하여 해외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에게도 죄를 물을 수 있습니다.


02. 모집책에 대한 3가지 유형 : '고의성'의 여부


다시 돌아가서, 한국인 모집책에 대하여 보통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본인이 저지르고 있는 사건이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 공동정범이 인정되는데요, 쉽게 말해 모집만 했다고 하더라도 범행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면 '납치, 감금, 강요, 살인, 상해' 등에 대해 책임져야 합니다. 

2. 방조범

정범을 도와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모든 행위를 이릅니다.
예컨대, 범죄 자금이나 범행도구를 지원하는 일, 격려하는 일, 망을 보는 일 등도 방조범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공동정범과는 다소 다른 점이 있는데요. 바로 '범죄에 대한 인식'의 여부입니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범죄가 될지 몰랐다'라고 한다면 정범이 아닌 방조범이 되는 것이죠.

3. 무죄

해당 범죄에 대해 인식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감금 및 강요, 협박을 당해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고의가 없는 행위'로 무죄가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이스 피싱 전화를 하지 않으면 너를 죽여버리겠다'라고 협박을 들은 뒤 행한 범죄는 강한 외력, 폭행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행한 범행이기 때문에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캄보디아 등 범죄에 연루될 한국인을 모집했다면 무죄가 나올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데요.

범죄 조직으로부터 일자리를 제안받았을 때, 정말 '칼 들고 협박' 당한 게 아닌 해당 제안이 불법적인 일과 연관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정황이라면 강요를 들었다는 이유로 면책을 주장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조직 내에서 본인이 단순 실행자에 불과했으며 그 실행마저도 협박에 의해 저지른 일이었음을 입증한다면 어느 정도의 형량을 낮추는 것은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03. 불법 조직에 가담했어요. 저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자의적이든 타의든 해외에서 불법적인 조직에 가담하였다가 국내로 귀국하거나, 국내에서 공범 및 방조범 의심을 받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바로 일어난 일에 대해 자세히 서술형으로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떠한 경위로 해당 국가에 입국하게 되었는지, 소개해 준 지인은 누구인지, 구직활동 미끼에 넘어간 것이라면 해당 구직 활동 모집 글의 캡처본과 플랫폼 등을 상세히 기록 및 저장해 놓아야 합니다.

또한 해당 국가에 입국 후 통제받았다면 어떤 식으로 여권을 빼앗겼고, 무엇을 타고 강제 이송을 당했는지, 구금되었던 숙소의 위치 및 구조와 배치표, 교대 시간, 위협의 정황 등 최대한 자세하게 기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약 및 폭행의 정황이 있었다면 의료기관의 진단서와 폭행 부위 사진, 가능하다면 촬영 영상이나 CCTV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더하여 국내외 경찰관 및 대사관, 가족에 신고/도움 요청 내역 또한 매우 중요한 입증 포인트인데요. 범죄에 자발적인 참여가 아닌 폭행과 억압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범행 가담이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기에 꼭 기억해야 합니다.


협박받았거나, 가해자에게 속아 어쩔 수 없이 행동했음에도 '범죄 활동에 가담했다'라는 이유만으로 처벌받을지 두려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범죄 행위에 고의가 없다면 충분히 정상 참작될 수 있으니 만일 캄보디아 사건과 비슷한 범행에 연루되었다면 고의가 없음을 입증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 배진성 변호사에게 상담 받아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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